[이달의 이슈] 대학교들의 탄소 영수증은 얼마일까? > 게시글

본문 바로가기

[이달의 이슈] 대학교들의 탄소 영수증은 얼마일까?

2017-09-15

본문

김민 커뮤니케이션실 연구원

뉴스레터157 웹

 

‘돈은 원래 안 쓰는 것이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한 TV프로그램에서 출연자가 현대인들의 무분별한 소비 습관을 꼬집으며 남긴 말이다. 팍팍한 사회 현실에서 ‘나에게 허락하는’ 소비를 통해 일종의 위안을 얻는 사회인들에게 출연자는 현재 가치보다 미래 가치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돈처럼 소비할 수 있으며 소비를 통해 위안과 편리함을 얻을 수 있고 눈에는 잘 드러나지 않는 것, 에너지 낭비 문제 또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최근 미국 남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로 인해 최대 750억 달러, 즉 70조 원이 넘는 엄청난 경제적인 손실이 발생했다. 기후변화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에너지 사용에 있다. 따라서 재생 가능 에너지를 보급하고,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는 것이 근본 해결책인 것이다.

 

 

그런데 왜 에너지 절약에 있어서 대학교 캠퍼스가 중요한 것일까? 재작년 건물 부문의 연료・전력 사용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을 조사한 결과 전체 1,068만 8,000tCO₂ 중 140만 1,000tCO₂, 즉 13.1%가 학교 건물에서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서울시가 지난 달 2일 발표한 에너지 다소비 건물에서 1위가 대학교 건물이었다. 호텔, 백화점, 병원, 심지어 전화국 보다 많은 양의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었다. 단위면적(㎡)당 에너지 사용량 또한 호텔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대학교 건물의 특성상, 24시간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수많은 강의실과 도서관에 켜져 있는 불, 여름철마다 가동되는 건물 냉방, 연구실에서 실험하기 위한 장비 가동 등 막대한 양의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었다. 교내 구성원의 활동과 편의시설 이용과 같은 보이지 않는 에너지 사용량 또한 무시할 수 없으니 왜 그런 불명예를 안게 되었는지 조금이나마 이해가 된다. 과연 이 책임은 어디에서, 누구에게서 찾아야 하는 것일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학부생이었던 필자는 여름철 그린캠퍼스 활동의 일환으로 열람실 냉방 사용을 제한했던 학교 방침에 일부 대학생들이 분노했던 모습을 기억한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학교 측의 보여주기식 행정을 여름철 강렬한 햇빛보다 더 맹렬히 비난했다. 하지만 그들이 과연 비난할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었다. 빈 강의실에 불은 켜져 있었고, 열람실 쓰레기통마다 일회용 커피컵은 넘치기 직전이었다. 대학교에 자신이 낸 등록금만큼의 교육 및 지원 서비스를 받을 권리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지성인으로서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라는 주인의식을 가진 태도를 보여야 하지 않는가라고 묻고 싶었다.

 

 

그렇다고 대학교 측을 옹호하고 싶지도 않다. 그 이유로 세 가지를 제시하겠다. 첫째, 대학 내 온실가스 배출과 건물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정확한 에너지 사용량 통계를 기반으로 건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솔루션을 도입한 학교는 전국에서 서울대학교가 유일하다. 둘째, 대학의 인재 육성 측면에서 기후변화 관련 교양과목이 개설되어 있지만,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전문 인력 양성과 관련 기초 연구 지원을 위한 기후변화특성화 대학원은 전국에서 8곳에 불과하다. 셋째, 대학 내 구성원들의 인식 제고를 위한 ‘그린캠퍼스(Green Campus)’라는 개념이 도입된 이래로 전개된 여러 캠페인 활동은 단순 기념품 증정에 그치는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을 뿐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한 것 또한 사실이다. 이렇듯 대학은 기후변화 문제에 있어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 있다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기후변화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글로벌 이슈이다. 파리협정은 국가 단위에서의 행동이 모여 그것이 하나의 시그널로 전달될 때, 비로소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큰 동력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변화의 바람이 부는 글로벌 시대 속에서 대학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노력에 같이 동참해야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또한 대학의 주인인 학생들 또한 당장의 현실보다 미래의 사회를 내다볼 수 있는 의식을 바탕으로 각자의 분야에서 기후변화 대응 인식을 가지길 바란다. 우리 모두가 미래세대에게 자랑스러운 ‘탄소 영수증’을 떳떳하게 내밀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희망하며, 글을 마친다.

  • 링크드인으로 공유
  • 페이스북으로 공유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한국과학기술회관 1관 306호
  • Email info@ccf2008.org
  • TEL 02-766-4351
  • FAX 02-766-4361
  • 대표 최재철
  • 사업자번호 104-82-12143
  • facebook
  • instagram
  • youtube
  • linkedin
  • 국세청
  • 산업통상자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