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여름은 어땠나요?” 일상의 변화에서 기후적응을 읽다 – 클리마투스 기후적응 오픈특강&SGI YOUTH+5기 발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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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1일 「2026 클리마투스 기후적응 오픈특강 1회차」와 「SGI YOUTH+5기 발대식」이 열렸습니다. 기후적응을 배우기 위해 모인 오픈특강 신청자와 앞으로 프로젝트를 함께 만들어갈 SGI YOUTH+5기 참가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날이었습니다.
이날의 중심에는 “당신의 적응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이 질문을 하나의 축으로 일상 속 기후변화를 살펴보고, 각자의 경험과 생활공간으로 가져와 서로의 생각을 나눴습니다.
| “당신의 여름은 어땠나요?” 일상에서 시작한 기후적응
첫 번째 클리마투스 기후적응 오픈특강을 맡은 강주연 한국환경연구원 국가기후위기적응센터 책임연구원은 “당신의 여름은 어땠나요?”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2026년 여름 전국 평균기온은 25.4℃로,평년에 비해 1.7℃나 높았고, 1973년 이후 세 번째로 높았습니다. 폭염 일수는 21.5일, 열대야 일수는 18.2일로 각각 평년의 2배와 2.8배에 달했습니다. 최근 30년 동안 우리나라의 여름은 평균 123일로 길어졌고, 최근 10년만 보면 130일에 이르렀습니다. 길어진 폭염과 열대야, 갑작스러운 집중호우는 기후변화가 먼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이미 지나온 계절의 모습임을 보여줬습니다.
기후변화는 거대한 재난으로만 찾아오지 않습니다. 우리가 입는 옷과 먹는 음식, 살아가는 공간까지 의식주 전반에 변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길어진 여름은 냉감 의류와 양산을 익숙한 생활용품으로 만들었고, 달라진 기온과 바다 수온은 사과 재배지와 우리가 먹는 수산물의 종류까지 바꾸고 있습니다. 우리가 입는 옷과 매일 마주하는 밥상에도 기후변화의 흔적이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개인이 옷과 생활용품을 바꾸는 것만으로 모든 위험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2026년 온열질환자는 3,237명, 추정 사망자는 28명으로 집계됐으며, 실외 작업장과 논밭에서 많은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올해 거제에는 시간당 124.5㎜, 200년에 한 번 내릴 수준의 비가 쏟아졌습니다. 짧은 시간에 집중되는 비는 기존 하수시설의 처리 능력을 넘어설 수 있기 때문에 개인의 대비와 함께 시설 기준과 도시 구조를 다시 살피는 일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식생활은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제주 연안에서는 아열대 해역에 살던 청게가 여러 지역에서 잡히고 있으며, 한때 우리 식탁에서 흔했던 명태는 국내 어획량이 급감했습니다. 오징어는 서식지가 이동하고 있고, 사과 재배 적지는 점차 북상하고 있습니다. 반면 서늘한 기후가 필요한 고랭지배추의 재배면적은 10년 동안 약 15% 감소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특정 먹거리가 비싸지거나 국산을 구하기 어려워지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과수원을 새로운 지역으로 옮기거나 다른 품종으로 바꾸는 데는 오랜 시간과 비용이 들고, 어종이 사라지면 어업과 가공 기술, 지역의 생업도 함께 영향을 받습니다. 농어업 재해보험과 복구비 지원, 기후에 맞는 품종 개발, 양식 품종 전환과 재배지 예측 등은 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사회적 적응의 사례입니다.

| 버티는 것과 적응하는 것은 어떻게 다를까요?
“감축과 적응은 동시에 갑니다.”
강주연 책임연구원은 감축이 온실가스를 줄여 기후변화의 원인을 줄이는 일이라면, 적응은 이미 나타난 변화와 앞으로의 위험에 대비하는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금 온실가스 배출을 크게 줄이더라도 이미 진행된 변화의 영향은 이어지기 때문에 어느 하나만 선택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같은 기후현상도 피해는 모두에게 똑같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고수온에 노출된 가두리 양식장에서 고온에 약한 광어를 기르고 있고, 다른 어종으로 바꿀 자금과 기술마저 부족하다면 위험은 더욱 커집니다. 무엇이 닥치는지뿐 아니라 누가 위험에 노출돼 있는지, 얼마나 민감한지, 대응할 역량이 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하는 이유입니다.
“기후변화는 지역적입니다. 그래서 전국 공통의 정답이 없습니다.”
같은 시기에 어떤 지역은 가뭄을 겪고 다른 지역에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모든 지역에 똑같은 해법을 적용하기보다 각 지역이 마주한 위험과 취약성을 구체적으로 파악해야 합니다.
폭염을 무작정 참는 것이 ‘버티기’라면, 그늘막을 설치하거나 도시의 녹지와 그늘길을 연결하는 것은 위험을 줄이는 적응입니다. 반대로 냉방에만 의존해 에너지 사용과 온실가스 배출을 늘리는 대응은 또 다른 위험을 키우는 ‘오적응’이 될 수 있습니다. 당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행동이 새로운 위험을 만들지는 않는지까지 살펴야 하는 것입니다.

| 기후위험에 맞서 사회는 무엇을 준비하고 있을까요?
우리나라는 5년마다 국가 기후위기 적응대책을 수립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공공기관이 이를 이행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18개 부처와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 226개 시·군·구, 62개 공공기관이 대책을 수립하고 매년 이행 상황을 점검합니다.
다만 모든 시설을 극한의 폭염과 폭우에 견딜 수 있도록 바꾸기에는 예산과 자원이 한정돼 있고, 위험이 언제 어디에서 어느 정도로 나타날지 정확하게 예측하는 데도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기후적응은 위험이 크고 대응하기 어려운 곳을 먼저 보호하면서, 한정된 자원을 어디에 투입할지 사회가 함께 결정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강연이 끝난 뒤에도 참가자들의 질문은 활발하게 이어졌습니다. 기후적응은 하나의 정답을 배우는 일이 아니라, 변화한 환경 속에서 무엇을 지키고 어떤 방법을 선택할지 계속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 가까웠습니다.
| 당신의 적응은 무엇인가요?
SGI YOUTH+는 다양한 기후위기 대응 활동을 통해 사회의 변화를 이끌고, 청년들이 스스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기후역량을 키우는 프로그램입니다. 기후적응을 주제로 한 5기 참가자들은 일상과 생활공간 속 기후위험을 직접 발견하고, 문화예술 작가들과 함께 자신이 생각하는 기후적응의 모습을 예술 창작물로 구현하게 됩니다.
본격적인 활동에 앞서 참가자들은 테이블별로 서로의 전공과 관심사, 팀 활동에서 맡고 싶은 캐릭터를 이야기하며 첫인사를 나눴습니다.

이어 ‘나의 기후생활지도’를 만들며 집에서 행사장까지 지나온 길을 다시 떠올렸습니다. 뜨겁거나 서늘했던 곳, 햇빛과 그늘, 도로의 넓이와 길의 거리감을 각자의 색과 범례로 표시하자 평범했던 이동 경로는 저마다 다른 기후생활지도로 바뀌었습니다.
실제 지형을 정확하게 옮기기보다 기억에 남은 감각을 지도 위에 담아보니, 평소 무심히 지나던 길의 더위와 그늘, 이동의 불편도 구체적인 관찰의 대상이 됐습니다.

| 도시를 실험실로, 일상의 관찰을 창작물로
9월 18일에는 김지연 연세대학교 기후적응 리빙랩 연구사업단 연구원과 함께하는 두 번째 오픈특강 「Pilot Cities: 도시가 실험실(Living Lab)이 되는 순간」이 이어집니다. 시민의 아이디어가 일상에서 어떻게 실험되고 변화로 연결되는지 살펴볼 예정입니다.
이후 참가자들은 서울새활용플라자 탐방과 팀 빌딩을 시작으로 문화예술 창작 멘토링을 이어갑니다. 지도 위에 남긴 관찰이 어떤 기후적응 아이디어와 창작물로 발전할지, SGI YOUTH+5기의 다음 활동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