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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데스크, RE100 전문가 칼럼] (① PPA 제도적 검토) PPA 제도 현황과 활성화 필요성

2024-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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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현 / 법무법인() 세종 / 프로젝트에너지그룹장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 중립 달성은 이미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이를 위해 20209월 산업통상자원부가 PPA를 한국형 RE100(재생에너지 100%) 이행 수단 중의 하나로 정한 후, 20216월 제3PPA, 20229월에는 직접PPA가 허용되었고, 올해 5월에는 전기사업법이 개정되어 ESS를 이용하여 재생에너지전기저장판매를 하는 사업자도 PPA를 통해 전기사용자에게 직접 전기를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직접PPA를 통해, 기존 정부 주도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서 보다 나아가 전기사용자가 자발적으로 재생에너지를 확대해 나가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일련의 법 개정은 향후 전력시장과 전력공급 구조의 대대적 개편을 야기하는 단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기업소비자들이 전력시장을 거치지 않고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된 전기만 직접 발전사업자로부터 따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PPA제도가 도입된지 1년이 훌쩍 경과하였고 제도의 적용범위는 점점 더 넓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도 PPA제도의 이용은 생각만큼 활성화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일부 대기업 계열사들이 잇따라 직접PPA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보도되고 있는데, 한동안은 발전사업자가 재생에너지를 수요기업에 직접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전력시장에 공급하면서, 수요기업은 일단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발급된 REC를 인수하다가 향후 전기요금이 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 전기를 공급받는 형식의 선택권을 갖는 내용인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이 최초 의도한 PPA제도가 생각만큼 시장에 자리를 잡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재생에너지 가격 역시 화석연료가격을 기준으로 하는 SMP(계통한계가격)에 연동되어 있다는 점이다(전력시장운영규칙상 신재생에너지는 SMP로 구매하도록 규정되어 있음). 수요기업 입장에서 RE100을 달성함에 있어 한전으로부터 전력시장을 통해 전기를 구매하고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로부터는 REC만을 공급받는 방안과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로부터 직접 전기를 공급받는 방안 사이에 복잡한 수익구조에 관한 여러 고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은 실제 수요기업이 지불하는 산업용 전력가격이 정부의 한전에 대한 전기요금 통제로 SMP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명확해진다.

 

결국 근본적으로는 전기소매요금과 도매시장가격(SMP)의 가격 역전 현상이 문제다. 그 사이에 PPA가격이 형성되면, 전력소비자는 낮은 전기소매요금을 두고 PPA계약을 체결할 유인이 없고, 발전사업자는 높은 도매시장가격을 두고 PPA계약을 체결할 유인이 없게 된다. 중장기적으로 산업용 전기요금을 현실화하여 가격 역전 현상을 해소해야만 PPA제도도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산업용 전기요금의 현실화는 결국 그 동안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한 축이 되었던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효율적인 전기요금체계를 포기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에 사회적 합의가 좀 더 필요한 부분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러한 현실적인 제약을 고려하면 기업들의 RE100 이행 수단으로 직접PPA가 좀 더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제도적 뒷받침이 요구된다. RPS제도하에서의 발전사업자에게는 재생에너지 발전원가와 시장가격(SMP)의 차이를 메꾸기 위해 REC를 발급해 주지만, PPA제도에서는 발전사업자에게 그러한 보조금(REC)이 지급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우선적으로 기업의 직접PPA를 통한 재생에너지 조달과 지분투자에 대해 외국처럼 투자세액공제(ITC, Investment Tax Credit)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외에, 일본, 대만과 같은 지원제도의 도입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 일본은 2020년부터 PPA에 참여하는 태양광 발전설비와 계통접속설비의 투자비용의 3분의 1을 보조해주고 PPA 발전사업자의 전력시장가격 보조금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하고, 대만은 대중소기업 구분 없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의 망이용료를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에 따라 할인 지원해주고 있다 한다.

 

한전의 PPA요금제 도입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해소되어야 한다. PPA요금제는 PPA를 체결한 기업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로부터 구매한 전력 외에 필요한 전력(부족전력량)을 한전으로부터 사오게 되면 지불해야 하는 전기요금이다. 하지만 기업들은 많은 추가비용을 발생시켜 부담을 키운다고 반발하고 있고, 한전이 부과하는 망이용료가 PPA 활성화의 큰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한다. 언제 어떤 내용으로 PPA요금제가 도입될 것인지 신속히 결정되어야만 경영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다.

민간투자를 활성화해 재생에너지 공급을 확대하여야 할 필요도 있다. 민간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금융기관의 프로젝트파이낸싱 참여가 필요한데, PPA제도 하에서 신용도 높은 재생에너지 수요기업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로부터 장기간 안정적인 가격으로 전력을 구매해주기로 약속하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을 위한 프로젝트파이낸싱이 성사될 수 있게 된다. 다만, RE100 참여를 요구받는 것은 신용도 높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중소기업도 마찬가지인데, 그러한 중소기업이 PPA의 전력구매자가 되면 통상적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의 성사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 따라서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정책금융의 적극적 역할도 중요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정부가 최근 직접PPA 확대를 위해 on-site PPA 참여기준을 완화하고, PPA 정산방식을 간소화, PPA 전기사용자의 망 이용료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한 것은 시의적절하고 긍정적이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현재 PPA제도 이용이 최초 의도보다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데에는 역설적이게도 한전을 통하여 효율적으로 구축된 송배전망이 존재한다는 점도 큰 역할을 한다. 수요기업 입장에서는 한전을 통해 안정적으로 저렴하게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RE100 달성을 위하여 굳이 비싼 가격의 재생에너지를 공급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여러 가지 고민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그러나 한전이 송배전망 구축비용을 무한정으로 부담할 수도 없고,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의 비중이 전력공급에서 점차 늘어남에 따라 실제 한전의 송전망 구축비용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20246월부터 분산에너지활성화를 위한 특별법이 시행되어 송전망 건설 부담을 줄이고 전기를 대규모로 사용하는 곳에는 발전설비를 설치하는 것이 강제된다. 분산에너지특별법의 시행으로 인하여 앞으로 대규모로 공장이나 건물을 짓는 사업자는 반드시 전력계통영향분석을 거쳐 별도의 발전설비를 설치할 의무가 부과될 수 있는데, 이러한 대규모 전력사용시설의 인근에 대규모 화석연료 발전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주민 수용성 측면에서 쉽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LNG와 열병합, 재생에너지, SMR 등의 수요반응자원으로 대체될 수 있으며, 특히 연료전지 등의 신재생에너지 공급시설이 대규모 전력사용시설의 인근에 설치되는 분산에너지원으로 각광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러한 분산에너지원과 관련하여서는 재생에너지 가격이 화석 연료 가격을 기준으로 하는 SMP와 연동되지 않기 때문에, 즉 해당 대규모 전력시설사용자는 전력시장을 통한 전력구매의 가능성이 제한됨으로 인하여 PPA의 이용빈도는 획기적으로 제고될 가능성이 상당하다. 실제 분산에너지 특구를 통해 특화지역 내에서 전력거래가 가능하며, 나아가 이러한 PPA에는 일반적인 전력요금과 구별되는 별도의 전기요금을 정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까지 마련하고 있다. 다만, 전기소비자와 공급자 사이에 분산에너지와 관련한 PPA가 자율적으로 체결되고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송배전망 이용료와 보완 공급 약관 등을 중립적인 관점에서 주의깊게 결정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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