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이슈] 기후변화·에너지 정책과 시민 의견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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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효동 정책연구팀 연구원
우리나라의 에너지 정책이 급변하고 있다. 그 중심은 기존의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시스템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다. 이는 지속가능한 미래 세대를 위한 중요한 과제이며, 전 지구적 문제인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근본적인 대안이다. 또한 이는 국제적인 추세로, 해외 주요 선진국에서는 이미 상당부분 성공적인 에너지 시스템 전환의 성과를 이룬 상태이다. 에너지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룬 주요 국가의 경험을 토대로 우리나라도 전환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근래에 수립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수립 중인 3차 에너지기본계획, 2030 온실가스 감축로드맵 등이 해당 내용을 주요하게 다루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흐름에서 과거와 가장 큰 차이는 시민의 의견을 보다 중요하게 고려한다는 점이다. 에너지 정책의 최종 수요자는 결국 시민이라는 점과 기후변화 대응은 모든 사회구성원이 함께해야 한다는 점이 시민 의견수렴의 중요성을 증대시켰다. 아무리 훌륭한 정책이라도 시민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경우, 지속적인 추진이 어렵다. 특히, 기후변화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시민의 지지가 더욱 필요시 된다.
출처: PATIMES
그렇다면 시민의 의견이 에너지·기후변화 정책에 적절하게 반영되고 있을까? 현재 시민의 의견수렴 절차는 단지 정부 정책의 정당성 확보를 위한 수단으로서, 그리고 보여주기 위한 전략적 목적으로만 활용되고 있다. 이는 정부의 공청회와 정책 설명회 등이 기존과 달라진 점이 있는지 등을 살펴보면 명백하다. 시민의 의견수렴이 적절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제도를 운영하는 정부와 관련분야의 전문가들이 시민들이 의견을 제기할 수 있는 환경을 먼저 마련해줄 필요가 있다. 문제를 인식하지도 못하며, 문제 해결을 위한 그 어떤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는 시민에게 생산적인 의견을 듣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와 같은 상태에서의 의견수렴은 과거와 별반 다를 바 없는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의견수렴 절차에서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일까?
먼저 정부가 의견수렴을 하고자 하는 주요 계획의 수립과정 일체를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또한 수립의 근거자료도 공개가 되어야 불필요한 논쟁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 온실가스 감축로드맵을 수립하는 과정에서의 정보 비공개로 인해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정확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이는 로드맵을 보완하게 하는 문제를 유발하였다. 하지만 시민 의견수렴이라는 측면에서 세부적인 근거자료의 공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신고리 공론화위원회’ 과정에서와 같이 수립절차 중에 논의된 내용을 공개하는 것이다. 에너지 정책은 사회 각 부분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에너지 안보 및 생활편의 등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따라서 계획은 전문가가 세우되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여 언제든지 시민들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럴 때 비로소 정책 수립과정에 참여하는 관계자가 보다 책임감을 가질 수 있고, 공공의 목적에 부합하는 정책을 수립할 것이다. 또한 전반적 정보의 공개를 통해 실질적 전문가의 의견이 보다 많이 반영될 여지가 증가할 것이다. 현재 계획 수립과정의 문제점 중 하나는 전문가들의 논의과정을 알 수 없다는 것으로서, 이와 같은 문제점들에 대한 시민의 감시 기능이 의견수렴의 주요 역할이 되어야 할 것이다.
절차적 적정성을 검토하는 것 외에 특정 이슈에 대해서는 시민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도록 그 주제나 범위를 제한하여야 한다. 최근 진행되었던 신고리 공론화위원회가 가장 대표적인 예로써, 전기요금 인상, 미세먼지 대책 등과 같이 생활에 밀접한 관계가 있는 주제에 대해서는 공론조사 등의 참여적 의사결정 방식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시민들이 제기한 의견은 실제 검토 과정을 거쳐야 하며, 반영여부에 대하여 적절한 피드백이 이루어져야 한다. 단지 보여주기만을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까지 정부의 주요 계획 수립과정에서 보여준 형식적 필요에 의해 진행하는 공청회 형태의 불필요한 의견수렴은 지양되어야 한다.
지속가능한 사회는 에너지 체계의 전환만으로 달성되지 않는다. 사회 각 구성원들의 관심과 참여, 지속적 소통을 통한 보완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기후변화·에너지 관련 정책에 대한 시민의 관심 증가와 인식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진정한 의미의 의견수렴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 해당 게시물 내용은 기후변화센터의 공식 입장의 아닌, 작성자 개인의 의견임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