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데스크, RE100 전문가 칼럼] 재생에너지 직접PPA계약을 활용한 중소ㆍ중견기업의 온실가스 감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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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주) 이철욱 PM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제23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phase out)’대신 화석연료에서‘멀어지는 전환(transitioning away)’을 합의문에 명시하는 것으로 마무리하고 폐막하였습니다. 합의문은 “2050년까지 전세계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으로 “결정적인 시기인 10년 안에 에너지 체계에서 화석연료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전환을 가속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전 세계가 기후위기를 목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온실가스 감축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반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더구나 환경을 앞세운 세계 주요국들의 탄소 무역장벽으로 인해 한국경제의 성장 동력인 수출기업들은 어렵게 확보한 제조업의 경쟁력 이외에 탄소중립 달성 목표까지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발빠르게 RE100 선언에 동참하고 있는 대기업들은 인력과 자본을 갖추고 해결방안으로 재생에너지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글로벌 공급망으로부터 온실가스 감축 압력이 커지고 있는 중소ㆍ중견 수출기업들은 대기업에 비해 자체적인 해결역량이 부족하여 경쟁에 뒤처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 창원산단 에너지 자급자족형 인프라 구축 및 운영 실증사업
건립 50주년을 앞두고 있는 창원국가산단은 입주기업이 2,880개사(‘22년 6월 기준)에 달하고, 방위, 원자력, 전기전자 대기업 이외에도 수많은 중소ㆍ중견 자동차부품 수출기업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BMW와 볼보 등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점차 기업 외부 공급망 전체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의미하는 Scope3까지도 감축을 요구함에 따라 한국의 자동차부품 수출기업들에 대한 영향도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국가산단 중 최초로 창원국가산단에서 시작된 산업단지 에너지 자급자족형 인프라 구축 공모사업은, 산업단지의 친환경·저탄소 환경 전환에 따른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및 통합 에너지관리시스템 구축을 통해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하여 에너지 자급자족 실증단지를 구축하고 지역수출기업의 RE100 이행을 지원하기 위해 국비(산업통상자원부)와 지방비(경상남도, 창원시), 그리고 주관기관인 SK에코플랜트를 포함한 참여기업들의 민간부담금이 더해져 추진된 실증사업입니다.
창원산단 실증사업을 통해 경남 창원시 북면에 구축된 경남창원그린에너지센터에는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태양광 0.2MW 및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Solid Oxide Fuel Cell) 1.8MW 발전설비와 수소 생산 실증을 위한 고체산화물 수전해기(SOEC, Solid Oxide Electrolysis Cell), 그리고 에너지저장장치(ESS, Energy Storage System)와 전기차의 남은 전력을 다시 전력망으로 송전할 수 있는 V2G(Vehicle To Grid) 실증시설이 설치되어 있으며, 창원국가산단 내 공장 지붕을 임차하여 추가로 설치된 태양광 1.8MW 발전설비를 통합 운영하고 있습니다.

▲경남창원그린에너지센터
■ 직접PPA계약과 온실가스 감축
창원산단 실증사업이 시작된 2020년 11월은 관련 법률과 제도는 물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RE100이라는 개념조차도 생소하던 시기였습니다. 32개월 사업기간 동안 관련 고시들도 제정되었고, 전기사업법도 개정되었으며, 국내 RE100 이행방안 등 많은 제도적 개선이 있었습니다.
국내에서 RE100을 달성하려는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이행방안 중 자가소비형 발전설비는 공간과 비용의 제약이 있고, 재생에너지 인증서(REC) 구입은 거래가격 변동에 따라 부담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반면, 전력시장을 거치지 않는 재생에너지 전력거래(PPA)의 경우 합리적인 가격으로 장기간 계약이 된다면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RE100 달성 방안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사업설명회에 직접 참여를 신청한 입주기업 중 소정의 절차를 통해 8개 지역 자동차 부품 수출기업들이 수요기업으로 선정되었으며, 최종적으로 1개 중견기업(한국NSK)과 3개 중소기업(경한코리아, 태림산업, 현대정밀)이 운영주체로 설립된 특수목적법인 창원SG에너지와 직접PPA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이는 4개 수요기업 모두 발주처인 글로벌 공급망 자동차기업들로부터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재생에너지 활용을 요구받는 상황에서, The Climate Group과 CDP가 운영하는 글로벌 RE100 캠페인이 연간 100GWh 이상 전력을 소비하는 영향력 있는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함에 따라, 국내에서 중소ㆍ중견기업의 참여가 가능한 재생에너지 사용확인 참여 중 직접PPA계약이 현실적인 대안이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먼저 제도화된 제3자PPA계약도 검토되었으나, 단일 발전사업자가 생산한 재생에너지를 단일 전기사용자가 전량 구매해야 하는 1:1 계약 형태만 가능하였으므로, 초기부터 많은 재생에너지 사용으로 인한 높은 전기요금을 부담하기보다는 단계적인 재생에너지 사용 증가를 선호하는 중소ㆍ중견기업에게는 당시 1:N 계약이 가능한 직접PPA계약 수용성이 더 높았습니다.
1:N 직접PPA계약은 하나의 공급사업자가 생산한 재생에너지를 다수의 수요기업에게 분배하여 판매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수요기업의 입장에서는 필요한 만큼만 재생에너지를 구매할 수 있으므로, 다수의 중소ㆍ중견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산업단지에는 최적화된 전력공급계약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창원SG에너지와 직접PPA계약을 체결한 수요기업들은 2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재생에너지를 계약 비율에 따라 각각의 상황에 맞게 연간 사용전력량 대비 최대 28%까지 공급받고 있으며, 부족전력은 한전을 통해 공급받고 있습니다. 창원SG에너지는 이 같은 1:N 직접PPA계약을 국내 최초로 적용하기 위해 한전 및 전력거래소와 협의를 진행하였습니다.
하지만 중소ㆍ중견 기업의 재생에너지 사용에 공급량보다 영향을 미치는 것은 결국‘비용’입니다. 값비싼 재생에너지를 구매하느라 추가로 들인 비용은 제품 원가에 흡수될 수밖에 없고, 이는 결과적으로 가격 경쟁력 하락과 진입 장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창원SG에너지 사업모델
창원SG에너지는 연료전지와 태양광을 조합한 상생형 사업모델로 수요기업의 재생에너지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천연가스에서 추출한 수소를 연료로 쓰는 연료전지는 신에너지로 분류되기 때문에, 재생에너지만 대상으로 하는 직접PPA계약으로 거래할 수 없지만,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 Renewable energy Portfolio Standard)에 따라 500MW 이상의 발전설비를 보유한 공급의무자들과 인증서 거래가 가능한 점에 착안하여 전력시장에서 거래된 연료전지 발전으로 발급된 인증서를 공급의무자들에 판매하고 그 수익금으로 운영비를 충당함으로써 재생에너지 공급가격을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산업단지 내 중소ㆍ중견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오늘날 대한민국 제조업 성장의 중추적인 역할은 해왔던 산업단지가 당면한 시급한 문제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글로벌 대기업들의 RE100은 직접적인 자사의 영역을 넘어, 납품 기업을 포함한 전체 공급망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는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을 요구하는 각국의 정책과도 무관하지 않은데, 일례로 지난 10월 미국의 증권거래위원회(SEC,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는 기업들에게 전체 공급망을 포함한 온실가스 배출량 공시 의무화를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을 통한 탄소중립 달성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의 필수조건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창원산단 에너지 자급자족형 인프라 구축 및 운영 실증사업에 참여하는 중소ㆍ중견기업들은 2023년 7월부터 직접PPA계약을 통해 재생에너지를 공급받고 있으며, 2024년부터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재생에너지 사용확인서를 발급받아 온실가스 감축을 확인하는 새로운 경험을 축적하는 동시에 수출경쟁력을 확보하는 좋은 사례가 될 것입니다.
자료출처 : SK에코플랜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