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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데스크, RE100 전문가 칼럼] 녹색 프리미엄에 대한 오해와 진실

2024-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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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준/서울과학기술대학교/부교수

 

RE100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우리나라도 2023년 말 기준 36개 기업이 글로벌 RE100에 참여하고 있다. 미국이나 일본 등에 비해 적은 편이나 우리나라 경제 규모를 고려하면 우리나라 참여 기업 수는 상당한 규모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우리나라에서 RE100에 관한 관심은 참여 기업을 확대하는 것보다는 효과적인 이행에 두어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 잘 알려져 있듯이 우리나라에서 RE100 참여기업은 크게 5가지 수단을 통해 재생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다. 제도적으로 여러 개의 이행 수단을 마련해 놓은 것은 RE100 참여 기업의 접근성을 높여 효과적인 RE100 이행을 지원하기 위함이다. 이 중 현재 가장 폭넓게 활용되는 수단은 녹색 프리미엄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녹색 프리미엄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필자가 보기에 여기에는 합리적 비판과 오해가 뒤섞여 있다고 생각된다. 본 고는 우리나라 녹색 프리미엄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앞으로 우리나라 녹색 프리미엄에 대한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집어보고자 한다.

 

녹색 프리미엄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폭넓게 활용되는 수단

2021년 도입된 우리나라 녹색 프리미엄은 다음 그림에서 보는 것과 같이 전기소비자가 기존 전기요금과 별도의 녹색프리미엄을 한전에 납부하여 재생에너지 전기를 구매하는 방식이다. 구체적으로 녹색 프리미엄 참여를 희망하는 소비자는 한전이 공고하는 경쟁입찰에 참여함으로써 재생에너지 전기를 구매하면 되므로 소비자의 접근성이 높다

[그림 1] 우리나라 녹색 프리미엄 개요

                                                                    *: 2024년부터는 한국에너지공단에서 재생에너지 사용 확인서 발급

                                                                     *자료: 한국에너지공단(2023). RE100 동향 및 기업 이행 방안 소개 

 

한편, 가격 면에서 대내외적으로 RE100 참여기업이 증가함에 따라 녹색프리미엄 입찰 참여기업과 낙찰 물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녹색 프리미엄 판매 가능 물량 대비 기업의 입찰 수요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서 하한가(10/kWh)와 비슷한 수준의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이러한 특징으로 현재 우리나라 기업의 재생에너지 조달은 녹색 프리미엄에 편중되어 있는 편이다.1) 국내에서는 재생에너지 조달의 편의성뿐 아니라 가격경쟁력 면에서 타 이행 수단보다 녹색 프리미엄이 모두 우위에 있기에 국내 기업들이 선호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여건을 고려한다면 녹색 프리미엄은 활용이 필요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녹색 프리미엄의 조달 수단으로서의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이에 대한 오해는 해소되어야 한다.

 

오해 1: 우리나라 녹색 프리미엄은 글로벌 RE100 이행 수단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아마 우리나라 녹색 프리미엄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글로벌 RE100 이행 수단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일 것이다. 이는 명백히 사실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 사용 확인 제도를 통해 복수의 재생에너지 조달 수단을 설계하면서 RE100의 운영을 총괄하고 있는 Climate Group·CDP와 충분히 협의하였으며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사용 확인 제도에서 재생에너지 조달 수단으로 제시된 5개의 수단은 모두 글로벌 RE100 이행을 위해 인정되는 수단이다. 이는 결국 녹색 프리미엄을 포함한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사용 확인 제도상의 이행 수단은 모두 글로벌 RE100의 기술기준과 조달 원칙에 부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해 2: 우리나라 녹색 프리미엄은 중복 계산(double counting)이나 중복 선언(double claiming)의 문제가 있다?

우리나라 녹색 프리미엄은 RPS제도를 통해 발전사가 제출한 REC에 근거해 입찰을 통해 소비자에 판매한다. 여기서 비롯된 오해가 이러한 설계 방식은 중복 계산이나 중복 선언의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우리나라 RPS 제도와 재생에너지 사용 확인 제도의 특징에 대한 부정확한 이해에 따른 것이다. 우리나라는 RPS 제도는 일정 규모 이상의 발전사에 대해 부여되므로 이 제도하에서 발전사는 재생에너지발전량에 대해 실적을 인정받는 셈이다. , 발전사가 RPS 제도하에서 공급한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소비자가 사용 실적을 산정하거나 선언한 바는 없다. 이를 소비자에게 입찰을 통해 판매하여 배타적사용 확인을 받게 하는 것이 우리나라 녹색 프리미엄의 특징이다. 생산자의 생산 실적과 소비자의 사용 실적은 명확히 구분된다는 점에서 중복 계산이나 중복 선언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근본적으로 RE100의 기술기준에 제시된 조달 원칙은 중복 계산이나 중복 선언이 없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우리나라 녹색 프리미엄이 만약 이 원칙을 훼손하고 있다면 글로벌 RE100 이행 수단으로 인정받을 수 없었을 것이다.

 

오해 3: 우리나라 녹색 프리미엄은 배출권거래제에서 온실가스 감축 실적 인정이 되지 않으므로 문제가 있다?

우리나라 녹색 프리미엄은 우리나라 배출권거래제에서 온실가스 감축 실적으로 산정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배출권거래제에서는 RPS 대상 발전사의 REC 구매는 온실가스 감축 실적으로 인정되지 않으며 이를 활용해서 설계되는 녹색 프리미엄에도 마찬가지로 간접배출 감축

실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배출권거래제는 외국과는 달리 간접배출도 규제 대상으로 하고 있으므로 간접배출의 규제를 받는 전기소비자가 녹색 프리미엄을 구매하였을 때 간접배출 감축에 대해서 인정 못 받는다는 것은 녹색 프리미엄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실제 녹색 프리미엄에 투입된 재생에너지 전력에 대한 배출 감축 권리는 경제주체 누구도 행사한 적이 없다. 결국, 온실가스 감축 실적 산정은 우리나라 배출권거래제 운영의 특수성에 기인할 뿐 녹색 프리미엄에 문제가 있기 때문은 아니다.

 

오해 4: 우리나라 녹색 프리미엄은 추가성이 낮다?

녹색 프리미엄은 본질적으로 시장에 이미 존재하는 재생에너지를 구매하는 것이므로 새로운 투자를 유발하거나 재생에너지 확산에 기여하는 정도가 높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녹색 프리미엄과 같은 요금제 방식의 이행 수단이 가지는 근본적인 한계이지 우리나라 녹색 프리미엄만이 가지는 한계는 아니다. 오히려 우리나라 녹색 프리미엄은 외국의 유사 제도에 비해 추가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외국의 녹색 프리미엄은 소비자의 참여로 조성된 재원이 이를 판매하는 회사로 귀속되므로 재원의 활용을 통한 추가성에 대해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우리나라 녹색 프리미엄을 통해 마련된 재원은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지원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한국에너지공단으로 전액 이체되어 재생에너지 투자사업에 활용되고 있다. 녹색 프리미엄의 재원이 재생에너지 부문에 분명하게 재투자되고 있다는 점에서 비교적 분명한 추가성을 가지는 것이다.

 

녹색 프리미엄 추적성 제고를 통해 투명성을 높이자

앞서 우리나라 녹색 프리미엄에 대한 몇 가지 오해에 대해 논의하였지만 우리나라 녹색 프리미엄에서 개선할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녹색 프리미엄 제도 개선을 통해 더욱 활용의 가치가 높은 제도로 만들어 가야하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우선 녹색 프리미엄의 추적성(traceability)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 현재는 재생에너지 원별 구분 없이 전체 판매 물량을 공고하여 입찰을 시행하고 판매 물량에 대해 사후적으로 매칭하므로 상세 발전원의 정보는 제공되지 않는다. 이를 개선하여 재생에너지 사용확인서발급 시, 소비자에게 좀 더 상세한 정보(, 사용수단구분, 대상 전원, 소재지, COD ) 제공이 가능하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월 초 행정예고를 통해 재생에너지 사용확인서에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RE100 회원사들은 점차 재생에너지 원별 구분이 가능하고 투명한 정보의 제공을 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런 제도 개선을 통해 녹색 프리미엄의 품질에 대한 신뢰를 갖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로 생각된다.

 

[그림2] 재생에너지 사용 확인서(예시)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지원 등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안), 2024.2

 

재생에너지 원별 입찰을 통해 환경성을 높이자

녹색 프리미엄의 추적성을 제고하면서 투명성이 높아진다면 현재의 녹색 프리미엄 입찰을 세분화하여 원별 입찰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글로벌 RE100은 점차 투명성을 높이면서 기업이 조달하는 재생에너지의 질적 특성도 고려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예를 들어, 글로벌 RE100에서 수력이나 바이오매스 조달에는 까다로운 환경성 조건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방향에 맞춰 RE100 참여 기업들은 당연히 재생에너지 원별로 분명하게 구분되는 조달을 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미 다른 나라들은 기업의 수요를 반영하기 위해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예를 들어, 대만의 재생에너지인증서(T-REC) 제도는 구매자들이 입찰에 임할 때 특정 프로젝트와 관련된 인증서를 선택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어 있다. 우리나라도 원별 입찰을 도입하여 재생에너지원별 기업의 선호를 반영하고 녹색 프리미엄의 환경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녹색 프리미엄 재원 활용에 대한 정보 공개로 추가성을 높이자.

우리나라 녹색 프리미엄은 판매를 통해 조성된 재원을 RE100 발전사업을 지원하고 관련 컨설팅, 망요금 지원 등 재생에너지 확산에 활용하는 등 명확한 추가성을 확보하고 있는 편이다. 다만, 이러한 활동에 대해서 정보 제공을 통한 이해 노력에는 부족한 면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 우리나라 녹색프리미엄 제도에서 추가성에 대한 외부의 비판은 마련된 재원이 추가적인 국내 재생에너지 설비 확대에 기여하는지 여부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 데에서 기인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녹색 프리미엄에 대한 대내외적인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마련된 재원이 사용되고 있는 현황에 대해 활용보고서 등을 통해 충분히 공개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가 녹색 프리미엄 활용을 통해 아직 가격 경쟁력이 낮은 PPA 등의 수단을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

 

녹색 프리미엄이 우리나라 RE100 이행에 계속 기여할 수 있도록 잘 가꿔야

요즘 RE100 기업의 관심은 점차 녹색 프리미엄 외에 다른 이행 수단으로 넓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영향력 있는 조달의 측면에서 추가성이 높은 것으로 인정되는 PPA 등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관심의 증가에 맞춰 다른 이행 수단을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잘 닦는 것만큼 현재 많이 활용되고 있는 녹색 프리미엄을 잘 가꾸어 나가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 녹색 프리미엄이 우선 RE100 시장을 만들었고 다른 이행 수단이 활성화될 수 있는 지원을 위한 재원을 제공하고 있지 않은가. 녹색 프리미엄을 잘 가꾸는 일은 앞서 제시한 대로 추적성을 제고하고 원별 입찰 등을 도입하여 우리나라 녹색 프리미엄의 투명성과 환경성을 높이는 것이다

 

 


1) 2023년 기준 재생에너지 사용 확인 제도를 통한 기업의 재생에너지 조달 물량은 약 10.1TWh인데 이중 녹색 프리미엄은 약 8.2TWh로 약 81%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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