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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데스크, RE100 전문가 칼럼] RE100 금융을 위한 자산운용사의 역할

2023-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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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인프라자산운용 발전플랜트팀 오정영 팀장

 

●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금융

 

 어느 산업에서나 금융의 개념은 돈이 필요한 곳에 돈을 투자하고, 적정 수익을 회수하는 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 돈이 언제, 어디에 투자되는지에 따라 세상의 많은 모습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돈이 흘러갈 수 있게만 유도한다면 우리는 세상의 많은 문제들을 자연스럽게 풀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국내외 전력/에너지 시장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기업들의 RE100 이행과 이를 통한 글로벌 탄소중립 달성일 것이다. 전력/에너지 시장은 너무나 풀기 힘든 문제들이 산적한 영역이지만, 필자는 금융을 통해 RE100 이행과 관련한 상당히 많은 해법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돈이 자연스럽게 이쪽으로 흘러 들어가게 해야 할 것이고, 이 금융을 바탕으로 시장에 공급되는 재생에너지 사업들을 통해 국내 기업들의 RE100 달성 및 국가 탄소중립목표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RE100을 바라보는 기업들의 전략적 관점

 

 RE100이 글로벌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좋은 취지의 캠페인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기업들에게 RE100은 그 취지와는 별개로 철저히 경제적으로 따져봐야 하는 경영전략 이슈 중 하나에 더 가깝다. 기업들이 RE100을 적극적으로 이행할 수 있게 하려면 RE100이 기업들에게 돈이 될 수 있다는 간단한 조건만 충족하면 된다. 기업들 입장에서 RE100을 돈이 되는 활동으로 인식되게 하기 위해서는, RE100을 추진하면 ‘매출을 늘릴 수 있다(최소한 지킬 수는 있다)’, 또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또는 ‘미래의 몇 가지 불확실성을 제거할 수 있다’는 명제 중 최소 한 개 이상은 충족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할 것이다.  
 아직은 현실적으로 RE100을 통해서 매출 기반을 늘리고자 하는 기업보다는, 최근 들어 무역장벽으로까지 작용하고 있는 RE100에 대한 이행 요구에 부응하여, 적어도 기존의 고객 기반을 잃지 않기 위해 최소한의 비용으로 마지못해 RE100을 이행하고자 하는 기업들이 대부분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루어 내려면 RE100 이행이 실질적인 비용 절감 및 불확실성 해소 등의 혜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할 수 있는 다수의 사례를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로서는 RE100이 돈이 될지에 대한 여부에 대해 불확실성이 아직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이 불확실성을 어느 정도 감당해 낼 여력이 있는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성공 사례들을 만들어 내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에 있는 국내 RE100 기반을 활성화하기 위해 제도적으로 RE100 이행 기업들과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에 적절한 세제혜택이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접근도 유효할 것이며, 시장에 경쟁력 있는 금융을 제공함으로써 RE100 이행을 위한 재생에너지 공급을 선제적으로 활성화시켜 공급이 자연스럽게 수요를 이끌어내도록 유도하는 접근 또한 매우 유효할 것으로 판단된다. 불행하게도 최근 몇 년 간 급격한 인플레이션 및 금리인상 기조로 인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의 시공비/ 기자재비/ 금융비용 등 모든 투자비 구성 항목들이 크게 인상되어 충분한 사업성을 확보하기가 너무나 어려워졌다. 그렇다고 기업들에게 무조건적으로 재생에너지를 비싸게 구매하도록 강제하여 사업성을 만회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동안 RE100 이행을 위한 재생에너지 공급 사례가 부진했던 주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최근 산업용 전력요금 단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고 RE100 이행압박도 점점 강화됨에 따라, 재생에너지 전력을 장기간 고정단가로 조달하여 전력비용에 대한 불확실성을 조금이라도 해소하면서 RE100 이행실적을 확보하고자 하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 이 수요 증가 추세에 발맞추어 재생에너지 사업들에 경쟁력 있는 금융을 제공하여 공급을 활성화할 수 있다면 기업들이 더 적극적으로 RE100을 이행할 수 있는 기반 조성이 가능할 것이다. 


● RE100을 위한 자산운용사의 역할

 

 필자는 기업들의 RE100이행 수요와 재생에너지 공급을 매칭시키는 데 있어 금융이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고 생각하며, 재생에너지 시장에 금융을 제공하는 데 있어 자산운용사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산운용사는 RE100 실적을 필요로 하는 수요 기업, 재생에너지 공급을 희망하는 개발사/ 시공사/ 운영사, 그리고 RE100 사업에 투자하여 수익을 회수하고자 하는 금융기관 모두의 니즈를 모두 충족시켜 RE100 프로젝트를 성사시키는 Deal maker 역할을 할 수 있다. 각 기업들은 모두 다른 성격의 사업들을 영위하고 있고, 각 기업들의 전략적 방향성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RE100 이행수단을 취하게 될 것이다. 해당 RE100 이행수단과 적절히 매칭될 수 있는 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개별 재생에너지 발전사업별로 사업구조와 금융구조가 정교하게 디자인되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자산운용사들은 파트너사들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면서도 다양한 리스크 요소들을 적절히 통제할 수 있는 우량한 사업구조를 수립하고, 금융시장에서 충분히 소화 가능한 금융구조를 조합하여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넓은 부지에 대형 공장을 갖고 있는 기업의 경우에는 부지 내 유휴부지나 공장 지붕 등을 활용하여 자가소비용 태양광 발전소를 짓고 RE100 이행 실적을 확보할 수 있다. 이 프로젝트를 직접 자체 자금으로 추진한다면, 이 프로젝트를 위한 별도 인력투입 및 사업관리 부담이 있을 것이고, 일시에 대규모의 자금투입이 필요할 수도 있다. 만약 이 프로젝트를 자체 인력이나 자금 투입을 최소화하고 자산운용사와의 협업을 통해 추진한다면, 자산운용사는 전문 개발/ 시공/ 운영사들을 통해 발전설비를 개발 및 시공한 후 안정적으로 운영하도록 유도하고, 이 프로젝트에 적합한 금융구조를 기반으로 펀드, 대출 등 금융상품을 디자인한 뒤 수익자들을 모아 자금을 유치하여 금융조달까지 한 번에 진행할 수 있다. 자가소비용 발전사업이 아니라 하더라도,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하여 직접PPA를 기반으로 기업들에 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거나, RE100 이행실적 확보를 위한 REC를 대량으로 공급하는 등, 다양한 RE100 이행수단을 기반으로 한 재생에너지 사업개발이 가능하며, 금융기관 측에서 요구하는 일정 수준의 수익성과 위험관리 방안만 확보되면 대규모 금융을 조달하는 것도 가능하다.  
 최근 다수의 자산운용사 및 금융기관들이 RE100 관련 재생에너지 발전사업 투자에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RE100을 위한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투자하기 위한 목적의 블라인드 펀드 상품들도 시장에 등장하고 있으며, 일부 정책성 자금도 RE100 금융 시장에 투입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RE100 이행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함께 국가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국내 금융시장이 적절한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라며, 그 한 축을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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