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데스크, RE100 전문가 칼럼] 재생에너지 PPA 계약 체결을 위한 기업의 고려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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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E&S Renewables전략팀 박영욱 팀장
글로벌 기후위기와 맞물려, 개별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구매가 점차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글로벌 RE100에서 정한 가이드라인 내에서, 여러 재생에너지 구매 방식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재생에너지 전기를 직접 구매하는 PPA(Power Purchase Agreement)이며, 한국에서도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PPA를 활용할 수 있도록 2021년에 ‘제3자 PPA’, 2022년에 ‘직접 PPA’를 도입했습니다.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PPA를 체결한 사례들이 나오고 있음에도, 시장에서는 기대했던 것보다는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이라고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한국전력을 통해 전기를 구매하는 것이 유일하였다 보니, 한국전력이 아닌 다른 곳으로부터 전기를 구매하는 것에 기업들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업 담당자들도 이해와 검토를 하기 어렵고, PPA 체결을 위해 경영진에게 보고하는 과정에서 좌초되는 경우도 많은 편입니다. 이런 연유로 기업들이 PPA를 체결하고자 할 때, 어떤 부분들을 유의해야 하는지 소개하고자 합니다.
■ PPA 계약 시 유의해야 할 사항들
① 계약대상과 구매대상의 차이
재생에너지 PPA는 계약하는 대상과 구매하는 대상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PPA에서의 계약대상은 발전소의 설비용량(kW) 단위이며, 구매대상은 발전량(kWh) 단위입니다. 설비용량은 발전소가 전기를 생산할 때 순간 최대로 생산할 수 있는 양을 말하고, 발전량은 발전소가 생산한 전기의 양을 말합니다. 쉽게는 수도꼭지로 비유를 할 수 있습니다. 수도꼭지 구멍의 크기가 설비용량이라면, 그 수도꼭지에서 일정 시간 동안 나온 물의 양이 바로 발전량입니다. 따라서 재생에너지를 구매한다면 계약하는 대상은 수도꼭지의 크기가 되고, 실제로 구매하는 대상은 바로 그 수도꼭지에서 나온 물의 양이 되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PPA 계약 시, 기업이 계약하는 가격 역시 발전량(kWh) 당 OOO 원으로 표기하며, 기업은 생산되지 않는 전력량에 대해서 별도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처럼 계약대상과 구매대상에 차이가 존재하는 이유는 재생에너지는 계절, 날씨별로 생산되는 전기의 양이 달라지기 때문에 계약할 때 얼마의 전기를 구매할지 확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발전소의 설비용량으로 계약을 하고, 해당 설비용량에서 생산하는 모든 전기를 기업이 구매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결과로, 특정 전력량(ex, 1,000kWh)만 계약하여 구매하는 것은 PPA에서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기업들은 PPA를 구매할 때, 계약하는 발전소가 연간 얼마만큼의 재생에너지를 생산할지 대략적으로 추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발전소별로, 연도별로 다르겠지만 한국에서는 일반적으로 태양광은 1MW 당 1,300MWh/年, 풍력은 1MW 당 2,200MWh/年씩 생산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기업들이 검토하고 있습니다.
② 연간 보장공급량
그렇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매년 RE100 이행계획을 세우고, 이에 맞게 재생에너지를 구매해야 하는데 PPA를 통해 구매하는 전력의 양이 매우 적을 수도 있다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특히, 발전소에 문제가 생겨서 제대로 공급받지 못할 경우에 이를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검토를 해야 합니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PPA에서는 ‘연간 보장공급량’이 있습니다. 연간 보장공급량이란 재생에너지 발전소와 기업이 재생에너지 전력을 매년 거래해야 하는 최소 거래량을 의미합니다. 즉, 재생에너지 발전소가 연간 보장공급량 이상의 전력을 기업에 공급해야 하며, 기업 역시 연간 보장공급량 이상 재생에너지 전력을 구매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연간 보장공급량은 재생에너지 발전소와 기업 간 협의를 통해 연간 보장공급량을 정하게 되며, 이보다 미달되어 발전소가 재생에너지를 공급하게 되면 기업은 발전소로부터 손해배상금을 받도록 계약서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이 손해배상금을 통해 부족한 RE100을 이행해야 하므로 연간 보장공급량의 규모와 연간 보장공급량에 미달되어 공급받았을 때 얼마만큼의 손해배상금을 설정해야 하는지 매우 중요합니다.
③ 공급시점
한편, 기업들에 또 중요한 부분이 바로 공급시점입니다. 공급시점이란 재생에너지 발전소가 가동되기 시작해서 기업에 전기를 공급하게 되는 날짜를 의미합니다. 많은 경우, 현재 운영 중인 재생에너지 발전소와 PPA를 체결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 지어지지 않은 발전소와 계약을 체결하게 됩니다. 이는 기존 운영 중인 발전소들이 벌써 정보 보조금 시장(RPS
) 등에서 이미 장기계약이 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RE100 이행을 위해 계약한 재생에너지 발전소가 제 시점에 공급을 시작해 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재생에너지 발전소의 인허가·건설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공급인 늦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를 ‘공급지연’이라고 부르는데, 기업 입장에서 공급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PPA 검토 시 반드시 확인해야 할 부분이 바로 공급지연에 대한 손해배상입니다.
즉, 재생에너지 발전소가 약속한 시점까지 재생에너지 전력을 공급하지 못했을 경우, 기업이 재생에너지 발전소로부터 어떻게, 얼마만큼의 손해배상금을 받아야 할지를 계약서에 반영해야 합니다. 일반적인 경우는 연간 보장공급량과 연동하여 작성하게 됩니다. 즉 연간 보장공급량은 연간 공급해야 하는 전력량이므로, [연간 보장공급량 ÷ 365일]을 공급받지 못한 전력량으로 간주하고 해당 전력량에 대해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형태입니다.
■ 중요한 것은 검토와 의사결정의 속도
기업에서는 위 3가지 사항을 PPA 검토 과정에서 인식하고, 빠르게 의사결정을 해야 원만히 재생에너지 공급사업자(발전사업자)와 협의를 할 수 있습니다. 계약대상과 구매대상의 차이를 이해하여 필요한 계약용량(kW)을 미리 확정하고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찾아야 하며, 연간 보장공급량 미달과 공급지연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손해배상금을 받을지를 미리 생각해 두어야 합니다. 이와 같이 사전에 주요 조항에 대해 검토하는 이유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공급사업자)와 기업 간의 의사결정 속도를 맞추기 위함입니다.
재생에너지 발전소는 모든 인허가를 마치면 즉시 착공에 들어가고자 하는 니즈(Needs)가 큽니다. 빠르게 착공해야 전기를 판매하는 시점이 빨라지고, 더 빠른 매출과 이익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RE100 기업들의 경우, 재생에너지 PPA를 처음 구매하다 보니 검토와 의사결정 시간이 매우 느립니다.
기다리기 어려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은 같은 조건으로 더 빠르게 구매해 주는 다른 기업을 찾아가거나, 아니면 아예 정부 보조금 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됩니다. 그래서 기업이 재생에너지 PPA 검토를 하고 있는 과정에서도 검토 대상이 사라지는 일들이 종종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기업에서는 빠른 검토와 의사결정을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것입니다.
■ 재생에너지 PPA를 위한 여정
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구매방안 중에서 재생에너지 PPA를 통한 재생에너지 조달 비중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글로벌 RE100이 발표한 연간 보고서(Annual Report)에 따르면 글로벌 RE100 가입 기업들의 PPA를 통한 이행 비율은 2016년 16%에서 2022년 35%로 RE100이 시작된 이래 2배 이상으로 증가했습니다.
이처럼 재생에너지 PPA가 증가하는 이유는 그 장점 때문입니다. 재생에너지 PPA는 일반적으로 장기(15~20년) 고정가이기 때문에 외부환경 변화에 따른 비용 변동이 적다는 점과 기업이 재생에너지 PPA를 체결함으로써 실질적인 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높게 평가받기 때문입니다.
RE100 이행방안의 근본적 수단이라고 평가받는 재생에너지 PPA는 글로벌 탄소중립 필요성이 늘어남에 따라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기업들도 재생에너지 PPA를 적극적으로 체결하여 글로벌 온실가스 감축과 기업 경쟁력 제고에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며, SK E&S도 앞으로 재생에너지 PPA를 계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