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이슈] 기후위기와 에너지 위기 시대, 이제는 상상력을 발휘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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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정부협의회 황석진 연구원
세계는 지금 에너지안보, 경제, 감염병, 전쟁, 기후변화 등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에 의한 에너지 공급망 위기의 심화가 가져온 에너지 안보 문제와 물가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큰 이슈이다. 지금 당장 해결해야할 경제안보 대응 또한 중요한 문제이지만 이 같은 문제 뒤로 다가오고 있는 기후변화의 위험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다. 먼 미래의 문제일 것만 같던 기후변화는 애석하게도 2030년까지 8년이라는 시간만을 인류에게 남겨주었다. 전세계 모든 국가는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을 총동원하여 탄소중립 사회로 전환해야 하며 과감한 실행과 상상력이 필요한 시기이다. 이에 상상력을 높일 수 있는 해외 사례 몇 가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 독일 9유로 무제한 대중교통 이용권
독일에서는 현재 9유로 티켓이 화제이다. 독일 연방정부는 연료가격 상승에 따른 시민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9유로(약 1만2천원) 가격의 근거리 대중교통 이용권을 발행하고 있다. 한 달 단위로 티켓을 구매할 수 있으며 6월부터 8월말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독일 운송기업협회에 따르면 6월 한 달간 2100만장이 팔렸으며 기존 연간 이용권 구매자 1000만명을 고려하여 독일 인구(8400만명)로만 본다면 전체 중 37%(3100만장) 가량이 이용권을 구매한 셈이다.
폭증한 수요로 혼잡함이 예상된다는 점, 대중교통 사업자에게 돌아가는 비용이 적고 세금을 많이 사용한다는 비판 지점도 존재하지만 대중교통 이용율을 높이고 취약계층, 청년층, 노년층을 지원한다는 긍정적인 부분도 존재한다. 국민 3분의 1만큼이 이용권을 구매한 사실은 독일 정부 입장에서는 대중교통 이용에 대해 시민들의 관심을 환기시킨 파격적인 성과일지도 모른다. 앞으로 수정과 논의가 진행되겠지만 탄소중립 사회에서의 교통 정책에 관한 논의가 촉발될 수 있는 좋은 계기로 보여진다.
현재 한국에서는 대중교통 지원금이나 마일리지 형태의 인센티브 정책도 추진하고 있는데,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독일 사례 같은 과감한 실험을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 한국의 경우 코로나 19로 대중교통 이용이 급감했고, 2022년 6월 기준으로 자가용 등록대수가 2324만대(총 2521만대)로 국민 2명 중 1명이 차량을 보유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에서 지속가능한 교통정책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한 시기이다. 경기도에서는 관용차량을 주말이나 공휴일에 취약계층에게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경기도 행복카셰어링’, 화성시에서는 저렴한 비용으로 모든 시민이 이용할 수 있게 제공하는 ‘관용차 EV카쉐어링’ 등의 정책을 시행하고 있기도 하다.

#일본의 탈탄소 선행지역
일본 정부는 1997년 교토의정서 채택을 배경으로 지구온난화대책 추진법을 1998년에 제정한 바 있으며 국가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지방정부와의 연계성을 고려하며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국가·지방 탈탄소 실현회의를 통해 국가와 지방정부가 함께 지역 탈탄소 로드맵을 심의·의결하였으며 로드맵을 통해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방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그 중 핵심은 탈탄소 선행지역을 2030년까지 100곳 이상 만들겠다는 목표로, 탈탄소 선행지역은 2030년까지 지역 내의 가정·상업 등 생활과 밀접한 부분에서 전력 소비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배출 제로를 실현하는 지역을 의미한다. 선행지역은 지방정부가 계획을 수립하여 신청 후 선정되는 방식으로 지방정부 간 공동 신청도 가능하며 기업, 대학 등과의 공동 제안도 허용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생활과 밀접한 부분에서의 전력 탈탄소를 지방정부가 주도적으로 실현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제도를 설계한 점은 지방정부의 탄소중립 추진역량을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재 적용가능한 최신 기술을 최대한으로 활용한다는 등의 표현들을 명시함으로써 사회 전분야에서 전방위적인 기후위기 대응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탄소중립 계획 속에서 지역 사회의 문제해결과 삶의 질 향상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는 점인데 한국도 마찬가지로 인구소멸과 지역위기의 문제를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과 함께 포괄적으로 고민해야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담배꽁초 반환금
스페인의 경우 카탈루냐(광역자치주)는 담배꽁초를 가져온 사람에게 현금을 지불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카탈루냐는 한 개비에 20센트(약 260원), 담배 한 갑 분량에 4유로(약 5300원)의 가격을 제시하였다. 집이 없는 사람들에게 약간의 비용을 지불하고 거리를 깨끗하게 하며 재활용에도 도움되기 위해 제안하였다고 한다. 이외에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도시 해변에서는 올해 7월부터 흡연이 금지되었다. 담배꽁초는 유럽 전역 해변에서 2번째로 흔한 일회용 플라스틱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나가며
이처럼 세계 각지에서는 기후/환경을 둘러싼 다양한 직간접적 탄소중립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독일처럼 파격적인 대중교통 정책을 도전하기도 하며, 일본처럼 체계적인 중앙-지방 탄소중립 계획을 이행하기도 한다. 직접적인 감축 정책도 눈 여겨 볼만 하지만 생활과 밀접한 부분에서 시민들의 행태 변화에 초점을 둔 정책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행동 양식의 변화가 곧 기후변화 대응이기 때문이다.
앨빈 토플러가 이야기했던 제3의 물결 이후 네 번째 물결이 어쩌면 탄소중립 사회일지도 모른다. 그만큼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은 사회 전분야의 대전환과 생활양식의 변화를 수반하기 때문이다. 현재 이용가능한 기술과 자원을 최대한 활용함과 동시에 상상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그렇기에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 낼 주체인 시민, 지자체, 기업이 창의력을 실현할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더욱 필요한 시기이다.
※ 해당 게시물 내용은 기후변화센터의 공식 입장의 아닌, 작성자 개인의 의견임을 알려드립니다.
[참고자료]
https://www.dw.com/en/germanys-9-euro-travel-ticket-success-or-failure/a-62329405
2022년 6월 자동차 등록자료 통계
https://ondankataisaku.env.go.jp/carbon_neutral/topics/20210709-topic-06.html
https://www.theguardian.com/world/2022/may/20/cigarette-butt-recycling-scheme-aims-to-stub-out-waste-in-catalonia